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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3조6000억 쌓아놓고도…기숙사 왜 안짓나

입력 : 2014-03-12 20:17:45 수정 : 2014-03-13 02: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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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립금 3조6000억 쌓아놓고도…
사립대, 기숙사 짓는데는 투자 안해
수도권대 기숙사 수용률 16.7%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A씨(23·여)는 새 학기마다 집 구하는 게 고역이다. 안전하고 쾌적한 교내 기숙사를 이용하고 싶지만 비싼 비용 탓에 언감생심이다.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기숙사 이용료는 월 34만원 정도(2인실 기준)여서 식대를 포함하면 50만원 안팎이 든다. 민씨는 “등록금도 버거운데 자취방을 찾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거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의 신음소리가 크다. 학업에 전념해야 할 판에 ‘저렴한 안식처’를 찾아 헤매거나 숨이 막히는 고시원에 자리를 펴는 청춘들이 많다. 정부와 대학을 향해 이들의 주거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특히 건축적립금을 수조원이나 쌓아놓고도 기숙사 건설에 인색한 사립대학의 행태를 비난하는 여론이 적잖다.

12일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 등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수(지난해 말 기준)는 178만1000명으로 이 중 22.8%인 40만5000명만 기숙사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지방 출신이 몰리고 있는 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6.7%로 훨씬 낮다. 전체 대학과 대학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립대가 기숙사 건설을 미루고 있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2009∼2013년 직영을 제외한 국공립대학의 민자 기숙사 건설(총비용 9644억원)에 투입된 대학 자체 예산은 24.1%(2328억원)였다. 하지만 사립대학(3426억원)은 고작 4.7%(160억원)를 지출하는 데 그쳤다. 2012년 기준으로 사립대학이 전체 적립금(8조330억원)의 45.5%(3조6556억원)를 건축적립금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기숙사 건설에는 매우 인색하다.

사립대 민자 기숙사의 2인실 월평균 이용료는 32만3000원에 달하고, 서울소재 사립대는 34만5000원이나 된다. 국립대 민자 기숙사의 월평균 이용료(14만2000원)와 비교해 매우 비싸다. 서울지역 고시원이 2008년 3434개에서 5년 만인 지난해 6157개로 2배 가까이 급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올해 기숙사 수용률이 저조하고 주거비가 비싼 대학 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1만829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짓는 데 6684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강은 기자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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